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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편적 복지와 외국인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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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20-11-04 16:26 조회3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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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와 외국인주민

 

이탁건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가 긴급편성하여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은 보편적인 재해에 대응하는 보편적인 지원금의 성격이 널리 홍보되었다. 서울시는 중하위계층을 모두 포괄한 정책이라는 점을, 경기도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지급한다는 기본소득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명명과는 달리 재난지원금은 실제로는 보편적으로 지급되지 않았다. 외국인 주민들이 대상에서 대체로 제외된 것이다.

 

혹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외국인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한다. 외국인들은 모두 한국 사회에 잠시 머물다가 가는 이들로, 한국 복지체계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발상인데, 현실은 이와 다르다. 이주민들도 지방세, 주민세 등을 납부하고 있고, 경제활동을 하며 각종 간접세를 내고 있다. 2018년 근로소득세 연말정산을 신고한 외국인 근로자는 573325명으로, 이들이 낸 근로소득세는 약 7836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외국인이 낸 종합소득세 약 37938600만원을 합치면 1조원에 육박한다. 외국인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내국인에 비해 적다는 주장도 오해에 불과하다. 세금은 소득에 따라 부과되며, 국적에 따라 차등 부과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외국인들에게 더 강력한 납세정책이 시행되기도 한다. 2017년부터 체류자격 연장을 신청한 외국인은 체납된 세금을 납부하여야 체류자격이 정상적으로 연장되고 있다. 2019년 하반기부터는 건강보험료를 연속 체납하면 출국 대상이 된다. 내국인에 비해 엄격한 건강보험료 책정으로 도저히 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는 외국인들의 숫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실제로 제도 도입 3개월 만에 8만여 외국인 가구 세대가 보험료를 체납하였다. 몇 만명의 내국인 피해자가 나오는 정책이었다면 격렬한 비판이 있었겠지만, 외국인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일부 시민단체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세금 있는 곳에 대표가 있다라는 미국 독립 전쟁의 구호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세금을 착실히 내는 외국인들이 사회의 공론 장에서 과소대표되는 것이 문제라고 보인다.

 

외국인들 중 많은 수는 잠시 머물다 떠나는 단순한 객()이 아니라 사실상 정주(定住)하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다. 이들 중에는 앞으로도 계속 체류자격이 연장되어 사실상 영주가 예정된 난민 인정자, 재외동포들도 있고, 이미 몇십 년 간 한국에서 체류해 온 미등록 이주민들도 존재한다. 코로나 방역대책은 한국에서 체류하는 외국인도 방역 의무의 주체로 의무를 부여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외국인과 내국인을 구별하지 않는다.서울시 및 경기도의 재난긴급 소득지원에서 이주민을 배제하였다는 진정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20.6.10.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는 외국인주민을 달리 대우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로 평등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결정하며,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그 동안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생활하여 온 외국인주민에 대해, 재난상황에서 의무는 내국인과 동등하게 적용하면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호하는 대책에서 배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적인 연대의식을 강화시키며 회복을 위한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20.6.10. 결정 20진정023440)

  

서울시는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취업·영리활동이 가능한 E-1~E-10, F-2, F-4, F-5 등의 체류자격(비자)을 가진 경우, 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긴급생활비를 지급하도록 정책을 추가 시행하였다. 앞으로 외국인 수가 늘어날수록, ‘보편적 복지정책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록, 외국인을 복지 정책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기 위한 섬세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긍정적인 변화도 보인다. 몇 달 전 금천구는 입학생들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조례를 입법하였다가 외국인 학생들을 차별한다는 비판을 받고 모든 학생들에게 교복을 지원하도록 조례를 개정하였다. 몇 주 전 시행된 정부의 아동 특별돌봄 지원비 사업이 외국 국적 아동은 배제하자, 서울시 교육청을 시작으로 각 시·도 교육청은 자체 예산으로 지원비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1015일 입법 예고된 서울시 각 구의 입학준비금 지원 조례는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전입학 준비를 위한 지원금 지급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 글은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뉴스레터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