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례회의]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 공익법률지원활동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활동

공익법률지원활동

동천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과 협력하여 난민, 이주외국인, 사회적경제, 장애인, 북한/탈북민, 여성/청소년, 복지 등 7개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가 인권침해 및 차별을 받는 경우와 공익인권 단체의 운영에 있어 법률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공익소송 및 자문을 포함한 법률지원, 정책·법 제도 개선 및 연구, 입법지원 활동 등 체계적인 공익법률지원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례회의]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3-02-06 00:00 조회3,237회

본문


지난 1월 28일 동천의 새로운 비타민 김연주변호사님과 저(김형우 인턴)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례회의에 다녀왔습니다.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저희 동천과는 지난 2012년 8월에 업무협약식을 맺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단체로, 
1987년 설립되어 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인권옹호활동, 공익소송, 인권교육, 정책개선활동, 인식개선활동, 직업재활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의 업무협약식 사진>

이번 사례회의는 업무협력의 일환으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접수된 장애인분들의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회의로써 
단체의 특성상 비교적 장애인분들과 부대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저희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회의였습니다.

이 자리에는 장애우권익문제 연구소의 비쥬얼 투 톱을 맡고 있는 김강원 간사님, 이미현 간사님, 
장애인 인터넷 신문 '함께걸음'에서 매의 눈을 맡고 계신 이승현 기자님, 
그리고 동천의 비쥬얼 남녀대표 김연주 변호사님과 제가 참여했습니다.


                                           <동천의 비쥬얼 남녀대표 저와 김연주 변호사님>

간단한 다과와 담소를 나눈 후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접수된 사례에 관해 들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시설에서 장애인에게 언어폭력이나 물리적 폭행을 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이고 탈이 나면 약만 먹이고 끝내거나, 
10년간 매 끼니마다 미역국만 제공하는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이분들께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비단 이런 학대나 폭력 뿐만 아니라 일반인보다 몸이 약간 불편하다는 이유로 보통사람들은 잘 입지 않는 피해를 입거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장애인분들을 많이 봐왔고 겪어왔기에 다른 사람보다 장애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장애를 글로만 배웠기 때문에 활동가분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절실함이라던지 
장애인 본인분들이 겪은 디테일한 불편함, 차별, 억울함 등을 10%도 이해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간사님들과 회의중>

회의에 참석하고 느낀점을 건설현장에 파견되어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그 친구는 격하게 공감하더니 갑자기 이 말이 무슨말인지 아냐며 입에서 외계어를 내뿜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고.. 오함마로 냅다 때려 박으면 어떡합니까.. 일단 빠루로 해보고 안되는 밤바에 훅꾸 걸어서 반도로 끌어다 빼야겠네.. 
나라시 다 끝내고 그 위에 아데해서 아다리 맞게 하시라 세워놓고 호로로 덮어서 시마이 합시다!"
("아이고.. 망치로 냅다 때려 박으면 어떡합니까.. 일단 못 빼는 도구로 해보고 안되면 범퍼에 고리 걸어서 띠매가지고 끌어 빼야겠네.. 
평탄화 작업 끝내고 그 위에 덧댄 다음 아귀 맞춰서 기둥 세워놓고 덮개로 덮어서 마무리 합시다!")


국내 유수의 명문대 건축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햇병아리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물론 속어이지만) 용어조차 몰라 허둥지둥댔고 학교에서 배워왔던 이론과 지식으로 불가능 했던 일도 
실무자들의 삽, 망치에 의해 실현이 되기도 하였답니다.

이것은 비단 건설현장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사람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더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번 사례회의를 통해 더 실감할 수 있는 기회였던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장 바른 빠른 방법에 대해 물리적, 이론적으로 답한다면 그 대답은 KTX나 비행기 일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갈수 있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것'입니다.

찬바람이 쌩쌩불고 연일 방송매체에서 살기 팍팍하다는 뉴스만 나오는 요즘, 
어떤 제도를 마련하고 그에따른 복지예산이 얼마가 들고 세금이 얼마인지 계산을 하기 전에 
우선 내 주위의 사람들을 둘러보고 그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는 것이 우리 사회를 따듯하게 만드는 훨씬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 동천의 비쥬얼을 담당하고 있는 김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