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ㆍ청소년 | 상 받고도 부끄러울지어다 : 2014 전국학생인권침해 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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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4-10-29 00:00 조회2,219회본문
2014년 10월 2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2014 전국 학생 인권 실태조사 보고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2014 전국 학생인권 실태조사”는 인권, 교육, 청소년 단체의 연대체인 『인권친화적 학교 + 너머 운동 본부』가 실시 한 전국 단위의 실태조사로, 학생인권 침해도가 높은 순위에 따라 해당 지역 교육감에게 상을 수여하는 기발한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실태조사의 목적은 “지역별 학생인권의 격차”를 직접 확인해보고, 학생인권조례 등 지역차원의 학생인권정책이 마련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차를 확인하여 교육부, 교육청의 입법적, 정책적 노력을 촉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조사결과 몇 개 지역에는 학생인권조례 등 학생인권을 위한 정책이 도입되기는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학생들이 체감하는 인권침해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지역은 그 수준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천도 그 취지에 공감하여 보고대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지금부터 몇 개 “조사결과분석”을 통해 2014년 현재 학생인권실태가 어떠한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조사결과분석>
체벌과 언어 폭력
- 조사의 결과 학생의 45%가 손이나 도구를 이용한 체벌을 경험하거나 목격하였고 60%의 학생이 얼차려 등의 기합성 체벌을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학생의 42.6%가 교사에 의한 언어 폭력을 자주 혹은 가끔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두발과 복장규제
- 두발규제의 경우 학생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대되며 이에 대한 규제가 줄어들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의 49.9%가 두발 길이에 대한 규제를 체험하고 있었고 무려 78.5%가 머리 색과 형태에 대한 규제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강제학습
- 교육부와 교육청이 정규교과 외 교육활동에 대해서는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방침을 강조했음에도 아직 학생의 53.9%가 선택권 없는 강제학습을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습니다.
휴대전화 사용 규제
- 학생들이 휴식을 취하는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등 휴대폰으로 인한 수업 방해의 우려 없는 휴식시간 동안에도 무려76.8%의 학생들이 휴대폰 규제를 자주 혹은 가끔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성적 공개 및 모욕
- 지난 1년간 성적 공개나 성적을 이유로 모욕감을 주는 일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40.6%의 학생이 자주 또는 가끔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성적이 낮은 학생에게는 열등감이나 수치심, 좌절감 등을 느끼게 하고, 칭찬 받은 학생에게는 우월감이나 초조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공개에 대한 제고가 필요합니다.
학생 참여와 의사표현
- 학생은 학교의 구성원이자 배움의 주체로서 학교 운영에 참여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학교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교칙의 제정 및 개정 과정에 학생의 의견이 잘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답한 학생이 33.1% ‘별로 그렇지 않다’라고 답한 학생이 37.2%로 무려70.3%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답하였습니다.
- 학칙을 제외하고 수업이나 일상생활에서 학생들이 의견을 말하면 반영이 되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한 학생이 33.5%, 별로 그렇지 않다고 답한 학생까지 합하면 무려 72.9%에 달하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57.7%의 학생이 교사나 학교에 의견을 말할 때 혼나거나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되어 침묵한다고 답하였습니다.
상∙벌점제 운영 현황과 폐해
- 체벌의 대안으로 권장되어 다수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상∙벌점제는 사실상 벌점제와 체벌이 학생 통제수단으로 동시에 이루어져 체벌 대체 효과는 약한 반면, 50.2%의 학생들이 사소한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도 벌점이 부과되고 있다고 답하였고, 49.9%의 학생들이 교사들이 벌점을 무기로 자신들을 협박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73%에 달하는 많은 학생들이 벌점 기준이 모호하여 불공평하다고 답하였습니다.
기숙사 안 인권침해
- 학생인권의 사각지대인 기숙사에 대하여도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기숙사는 개인적 시간을 갖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폭력과 강압적 규제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학생인권교육 경험
- 학생들의 다수는 학생인권에 관한 정보와 지식에서 배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생인권’에 관한 교육을 학교에서 받아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고작 11.6%에 불과하였습니다.
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 35.8%의 학생들이 학교에 있으면 매우 혹은 조금 숨이 막힌다고 답하였습니다. 또한 54.9%의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답변하였습니다. 그리고 57.8%의 학생들은 교사들의 생활지도 방식과 학교 규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하였습니다.
- 학교가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58.6%의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답한 반면, 학생인권을 존중하면 학생도 교사를 존중한다라는 물음에 대하여는 81.8%의 학생들이 그렇다고 답변하였습니다.
<학생인권침해 지역별 순위와 격차>
1) 체벌/언어폭력 다발 지역 : 대전, 경북, 울산, 부산, 충북, 전남, 경남 순
2) 두발 복장규제 다발 지역 : 대전, 부산, 울산, 인천, 충북, 경북 순
3) 강제학습 다발 지역 : 경북, 대전, 울산, 광주, 부산 순
4) 휴대전화 사용규제 다발 지역 : 울산, 대전, 경북, 인천, 경남 순
5) 성적 공개 및 모욕 다발 지역 : 부산, 경북, 울산, 대전, 광주 순
6) 학생 참여와 의사표현 억압 다발 지역 : 대전, 부산, 울산, 경북, 인천, 대구 순
7) 상∙벌점제 폐해 지역 : 충북, 울산, 대전, 인천, 부산, 경북 순
8) 학생인권교육 미실시 또는 미흡 지역 : 울산, 대전, 경북, 대구, 부산 순
9) 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지역 : 경북, 대전, 부산, 울산, 광주, 인천, 대구 순
종합순위 : 대전, 울산, 경북, 부산, 인천 순
학생인권침해 사례별 ‘우수’ 침해 지역 | |||||||||
순위 |
체벌/언어폭력 |
두발∙복장규제 |
강제학습 |
휴대전화 규제 |
성적공개 |
학생참여 |
상∙벌점제 |
학생인권교육 미실시 |
부정적 인식 |
1 |
대전 |
대전 |
경북 |
울산 |
부산 |
대전 |
충북 |
울산 |
경북 |
2 |
경북 |
부산 |
대전 |
대전 |
경북 |
부산 |
울산 |
대전 |
대전 |
3 |
울산 |
울산 |
울산 |
경북 |
울산 |
울산 |
대전 |
경북 |
부산 |
4 |
부산 |
인천 |
광주 |
인천 |
대전 |
경북 |
인천 |
대구 |
울산 |
5 |
충북 |
충북 |
부산 |
경남 |
광주 |
인천 |
부산 |
부산 |
광주 |
조사결과 분석을 통해 2014년에도 여전히 학생 위에 군림하고, 학생을 차별하며, 온갖 규제로 학생을 숨막히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변화에 대한 기대를 체념하게 만드는 학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 및 학생인권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지역의 학생인권 현황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는 인권침해 빈도가 조금 낮기는 하나 학생인권 정책 시행 지역에서도 여전히 학생들의 인권은 수많은 침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사회가 부디 경각심을 가지고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인권친화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해 주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상을 수여한 교육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상 받고도 부끄러울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