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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4-08-27 00:00 조회2,6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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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운전경력이 3년 가까이 되어 간다. 이제 초보운전자들에게 운전은 이런 거라며 제법 잘난 척도 하고, 끼어드는 차량에 거세게 경적도 쏘아 붙인다. 하지만 여전히 새벽녘 레이싱 하는 차들 사이에선 순간순간 흠칫거리며 ‘위험’을 느낀다. 

위험을 느낀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뉴스가 보도된다. 전에 이 같은 사고가 없었겠냐마는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참사 이후로 안전사고에 더 민감한 사회가 된 것 같다. 사회가 안전에 민감해서 좋은 점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아니 그래야 한다. 다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원인을 바로 알고 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실천되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오늘날 사회는 위험을 느끼게 할 뿐 - 심지어 무뎌지게까지 - 원인을 알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도리어 그 위험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며 회피하거나, 위험을 공포로 둔갑시켜 통제하려는 시도마저 보인다. 이러한 접근은 “청소년의 안전”을 다룰 때에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보호해야 할 대상”이자 “다른 누군가의” 자녀라는 이유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청소년에게 안전한 환경
 “청소년에게 안전한 환경”, 사실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국회나 정부의 정책에 대해 할 말이야 많지만, 접어두고 여기에서는 “청소년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고민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별히 지난 8월 13일에 개최된 2014 청소년활동포럼 〔세월호 이후 청소년활동의 관점과 사회적 환경에 따른 실질적 안전의 모색〕에서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 하지만 다른 관점을 가진 - 사람들이 모여 이 같은 논의를 진행하였는바, 이 글에서는 포럼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논의를 정리하여 소개함으로써 이야기를 대신하고자 한다.

1. 청소년지역문화의 관점에서(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이승훈 센터장)
이 센터장은 세월호참사의 원인으로 ‘무책임한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체제’를 지적했다. 그리고 정부는 안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질문하면서 가만있으라는 식의 대책을 비판했다. 간편하고 비용이 적게 들며 한꺼번에 많은 수에게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식인 ‘통제방식’으로는 안전을 담보해낼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돈보다 사람이 존중되는 작은 마을 단위의 사회적 네트워크”임을 강조했다. 그것이 비록 느리더라도 말이다.

2. 청소년참여관점에서(청소년자치연구소 정건희 소장)
정 소장은 여러 문헌들을 통해 사고의 의미를 고찰하면서 ‘기본적인 안전교육’과 ‘그들이 활동하는 공간의 물리적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기본으로 청소년참여관점에서 ‘참여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기성세대의 오만으로 인해 청소년의 안전을 모두 책임져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관리통제형 활동에서 대부분 활동이 일어났다. 이제 기성세대는 성인중심주의에서 청소년들을 대상화하여 무조건으로 청소년의 안전을 기성세대가 책임질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며, 청소년들은 청소년 활동의 전 과정에 참여하여 권리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3. 청소년역량 관점에서(한국청소년활동학회 권일남 교수)
권 교수는 청소년활동에 대한 신뢰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하면서, 하지만 오늘날 청소년활동이 과연 청소년의 성장에 일조하고 있는지, 신뢰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자성적인 의문을 던졌다. 청소년활동의 가치와 역할의 존재성에 대한 근원적 투지를 불사르지 못하고 이제껏 양적인 접근에 익숙해져 왔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반성을 바탕으로 청소년활동이 신뢰받기 위해서는 ‘역량중심 청소년활동’을 기치로 한 청소년활동의 질적성장과 전문성 강화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4. 청소년복지 관점에서(한국시민청소년학회 이용교 교수)
이 교수는 안전은 인권이며, 안전보장은 국가의 사명이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청소년, 가정, 학교, 청소년단체와 시설, 행정기관 각각의 역할을 제시했다. 살펴보면 청소년은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스스로 지키는 다양한 방법을 학습해야, 가정은 보다 안전한 시설과 서비스를 선택해야, 학교는 교육과정에서 안전을 가르쳐야, 청소년단체와 시설은 안전한 활동의 기획할 뿐만 아니라 안전의 비용을 줄여서 '로비자금'으로 쓰는 관행을 척결해야, 행정기관은 안전시설, 안전요원 들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함을 각 강조했다. 

5. 청소년상담 관점에서(충북아동청소년포럼 황미영 공동대표)
황 공동대표는 청소년상담의 관점에서 상담보다 한 발 앞서 청소년활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청소년 관련 문제해결 패러다임은 치료 혹은 처방위주의 정책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청소년활동을 통해 학업과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가정과 학교에서의 일상을 벗어나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 내에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어야 하고, 시대 흐름에 맞는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등의 과제를 제언했다. 

6. 청소년심리 관점에서(안전행정부 중앙공무원교육원 임재호 교수)
임 교수는 PTSD를 장애(Disorder)보다 부상(Injury)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PTSD에 대한 관심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특히 국내 PTSD 치료시스템의 경우 주관 부서의 부재, 통합된 PTSD 심리치료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미흡하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면서 선진국의 예와 같이 PTSD 치료 체계를 구축할 것과 이 때 ‘교육’과 ‘치료’를 병합해야 함을 강조했다. 

7. 학부모 관점에서(태안사설해병대 캠프 참사 유가족 모임 이후식 대표)
이 대표는 유가족의 목소리로 참사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소 읽고도 외양간을 못 고친다'는 비난처럼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려는 노력과 대책이 미흡한 점을 지적했다. 태안해병대캠프 참사를 비롯한 연이은 참사들이 사고원인과 사고수습과정 그리고 사고대책까지 유사한데, 하나 같이 안전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어야 할 정부가 책임지지 않으려는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여 국민을 안전의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벼랑 끝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이해타산은 접어두고 오로지 연이은 참사의 고리를 끊어버리겠다는 심정으로 머리를 맞대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8. 학교사회복지(교육복지)관점에서(사회복지연구소 마실 전구훈 부소장)
전 부소장은 '안전한 학교'란 물리적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사고, 범죄)과 심리․정서적 측면에서의 안전이 보장되는 학교라고 하면서, 물리적 사고는 물론 심리․정서적인 안전사고에도 관심을 높여야 함에 역점을 두었다. 특히 교육복지의 관점에서 체험적 활동 자체 안전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하지만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아이들(경제적․심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교가 다양한 전문가에 열린학교가 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9. 법․제도와 청소년시설의 관점에서(순천향대 김민 교수)
김 교수는 참사가 발생한 이후 많은 청소년수련시설이 휴․폐지하거나 현실적으로 문을 닫은 곳이 많다는 현실을 다양한 통계로 설명하면서, 그 이유를 '안전과련 규제 및 지도감도 강화 조문'을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찾았다. 그리고 규제위주의 안전지도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청소년활동진흥법」과 별도로 가칭 청소년활동안전사고예방및보상에관한법률 또는 청소년활동안전기준법을 제정해야 함을 강조했다. 
 
안전은 실전의 문제 
아직 경력 3년이지만 이제 막 면허를 딴 누군가가 “운전할 때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실전연습이 중요해요.”라고 하겠다. 안전한 도로야 운전자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그래야 무사고운전 30년이 가능하지 않을까. 청소년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도로에 나오지 못하게 하거나 강사가 동석하여 관리하는 방법으로 그의 안전을 언제까지 담보할 수 있을까. 싱크홀 예방 같은 안전한 도로는 국가가 기본적으로 책임지면서, 부디 실전연습에 좋은 청소년활동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본다.
- 재단법인 동천 김차연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