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B-612 소행성 탐험기 - 서울시 청소년 이동 쉼터 아웃리치를 다녀오며 > 공익법률지원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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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ㆍ청소년 | [청소년] B-612 소행성 탐험기 - 서울시 청소년 이동 쉼터 아웃리치를 다녀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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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4-04-28 00:00 조회1,95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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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상인들과 행인들로 북적이는 천호동 로데오거리 한복판에 웬 버스가 들어서더니, 이내 청소년들로 북적였다. 버스 이름은 "너를 위한 작은 별 B-612", 매주 금요일 4시부터 11시까지 운영되는 서울시 청소년 이동쉼터다.
거리의 청소년들은 오로지 그네들을 위한 공간인 버스에서 수다를 즐기고 의료지원이나 상담을 받기도 하며, 그저 쉼을 취하기도 했다. 나는 그곳에서 그들과 어울리면서 담소를 나누고, 때로는 그들이 처한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했다.


"위기가 아닌 희망이었다."

우리 사회는 어쩐지 가정이나 학교가 아닌 공간에 청소년이 머문다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 이들을 “위기청소년”이라 부르고, “사회적 비용”이라 부르기도 한다. 비행이나 범죄로까지 연결되면 사회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금액으로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까지 치솟는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거리의 청소년들은 우려하는 시선과 달리 자유로웠고,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있었으며 인정받기를 원했다. 위기청소년이 아닌, 희망을 뿜는 근사한 존재였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우스울 정도로 말이다.


"거리에 그들이 있었다."

거리에서 만난 청소년의 몇은 탈가정, 탈학교를 경험하고 있었다. 최근 정부는 이들 탈가정, 탈학교 청소년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로 갖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책 대부분이 어른들이 있는 곳에서 어른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작 정책의 주인인 청소년들은 잊혀 있는 것 같다.
정책의 주인은 거리에 있는데 정작 정책은 의사당 건물, 정부 빌딩에 있으니, 정책이 멀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버스가 가지는 의미는 작지 않다. 버스를 찾은 청소년들은 그들이 바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었다.


"버스는 달린다."

늦은 밤까지 버스에 머물다 떠나던 한 청소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쌤~ 다음 주에 봐요!"
떠난 후에 "쌤"으로부터 들으니, 매주 찾아오는 청소년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쌤'은 그런 청소년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꼭 와야 하는 곳도 아니고, 온다고 특별한 선물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청소년 시절 나였다면 어땠을까'하는 궁금증도 들었다.
아마 어떤 정답을 요구하지도, 어떤 압력도 주지 않는 이 버스가 그에겐 해방구가 아니었을까. 집이나 학교, 학원보다 낯선 이 버스가 더 오고 싶은 곳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 편이 슬프면서도 따뜻했다.


거리청소년들과 관계 맺는 즐거움

경쟁과 억압이 없는 거리에서, 거리의 청소년은 살아있는 존재로 꿈꾸고 소통한다. 그 때문에 거리청소년들과의 관계 맺기는 정말 즐겁다. 신인류를 만나는 양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고, 전에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있구나 생각하면,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든다.

B-612 소행성 탐험기를 마무리하면서, 이 글을 통해 누군가는 ‘나도 가보고,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 참 좋겠다는 소망을 해본다. (함께 가요! ^^)


-재단법인 동천 김차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