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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ㆍ청소년 | 학교폭력예방을 너머 함께하는 소중함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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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3-12-30 00:00 조회2,0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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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눈 내리는 어느 날, 역삼초등학교에 학교폭력예방교육을 다녀왔습니다. 
1학년 3개 반, 3학년 3개 반에서 아이들을 만났는데요, 천사들과 함께 한 6시간을 글로 담아 보았습니다.  

먼저, 1학년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친구가 놀리거나, 친구에게 맞으면 가장 먼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 다수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117에 신고해요”, “경찰에 신고해요”
……아...OTL……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나보다 힘센 친구에게 맞았다고, 
더 힘센 사람에게 친구를 때려주라고 하는 것이, 최선의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나도 경찰에 신고될 수 있기 때문에 친구를 때리지 말아야 한다가 아니라, 
친구가 소중하기 때문에 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요. 

시작으로 “소중하고 특별한 나”, “소중하고 특별한 내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명한명 내 친구의 좋은 점을 말해보자고 하였을 땐 

“공부를 잘해요”, “야구을 잘해요”, “피아노를 잘쳐요” 등 “잘해요 퍼레이드”가 이어졌는데요, 
조금 씁쓸하던 찰나 한 아이의 “내~ 친구는~ 내가 기분이 안 좋으면 웃음을 줘요!”라는 말에 교실이 따뜻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뒤 이어 친구가 없는 교실을 상상해보고 “다른 그림 찾기” 게임도 하면서, 
나와 다른 친구가 있기 때문에 학교가 즐겁다는 점도 배웠습니다. 

다음은 “신호등 게임!”, 자리에서 손을 흔들며 마구 걷는 시늉을 하다가, “초록 불!”하면, “그대로 멈추는” 게임인데요, 
빨간 불에 길을 건너는 사람이 멋진 사람이 아닌 것처럼, 
힘이 있다고 친구를 때리는 사람은 결코 멋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배워 보았습니다.  

이어, 학교폭력을 당하면, 학교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보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천사 같은 얼굴을 가진 멋진 사람이 되자는 약속으로 수업을 마쳤습니다.  


에피소드!  

하나, 사인 행렬. 쉬는 시간에 제 사인을 받겠다며, 심지어 필통에 사인을 해달라며, 아이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는데요.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ㅋㅋ “이름이 어떻게 되요?”라며 사인을 했다는..

둘, 공기놀이. 교실 뒤편에서는 여자아이 몇 명이 모여, 공기놀이를 즐기고 있었는데요, 정녕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나오면서, 학교폭력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를 다시한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 “친구를 소중하게 여길 수 없게 하는 학교”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를 경쟁자로, 때론 배타해야 할 사람으로 여기게 하는 학교, 
그런 학교가 천사 같은 아이들을 소위 척결해야 할 4대악을 저지르는 악마로 비춰지게 하지는 않은지... 

우리 사회가 천사 같은 아이들이 단 한명도 빠짐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김차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