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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 19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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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1 작성일20-12-07 17:50 조회50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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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동천 정제형 변호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 19’)라는 미증유의 위기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보이지 않는 감염병의 위협 속에서 사람들의 활동은 위축되고, 수반되는 사회적·경제적 충격은 미루어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나아가, 코로나 19는 우리 사회가 쌓아왔던 인권과 법치주의의 가치들을 시험대에 올리고 그것들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먼저 전통적인 비례의 원칙의 관점에서, 방역을 위하여 시행되는 조치들이 기본권들이 과도하게 제한하는 상황들이 발생하였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들이 있었으나, 그러한 수단을 도입할 때에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제한되는 기본권과 공익 간 비례성을 갖춰 필요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원칙은 중요하게 고려되지 못했다. 예를 들어, 확진자의 동선 공개 중 방역에 불필요한 개인정보까지 공개되기도 했고, 자가격리자 전부에게 손목밴드의 도입이 논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비례의 원칙만으로 코로나 19의 인권문제를 논하는 것은 그 침익적 조치들에 더욱 크게 영향받는 취약계층들의 문제를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코로나 19 예방과 관리라는 공익과 침해되는 개인의 권리를 대립하는 것으로 두고, ‘비례성만 갖춘다면공익을 위해 취약계층들의 권리도 불가피하게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만든다. 나아가, 취약계층들이 코로나 19의 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어떠한 조건들이 권리로서 주어져야 하는지 논하기 어렵게 만든다.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취약계층들은 그들의 취약성을 고려하지 못한 법정책 속에서 더욱 가혹한 환경에 처해있다. 전국민에게 지원하겠다는 재난지원금은 이주민이나 주소 없는 홈리스들에겐 주어지지 못하였고, ‘2차 재난지원금의 명목으로 시행된 선별적인 지원정책들에서도 이주아동에 대한 아동 수당의 배제, 엄격한 소득산정기준으로 인한 위기가구 긴급생계지원 신청의 저조 등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 기존 사회의 사회안전망이 가진 광범위한 사각지대, 낮은 보장성, 불평등한 지원 등의 문제가 코로나 19 상황에서의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들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방역 조치로 중단된 사회서비스에 대해서도 그 서비스가 필수적인 이들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못했다. 장애인의 자가격리 상황에서 적절한 지원은 이뤄지지 못했으며, 보건복지부가 급하게 만든 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에 대해서는 예산의 배정이나 매뉴얼에 따른 현장에서의 실질적 조치들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폐쇄된 사회복지시설과 그 이용자, 돌봄노동종사자 등에 대한 대책도 미비한 현실이다.

 

코로나 19와 같은 위기에 취약계층들이 더 취약하므로 지원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들에게 코로나 19 상황을 감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조건들을 만들어주는 것이 공동체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가령,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홈리스나 쪽방촌 주민들에 대하여 적절한 주거지원과 생계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 취약계층의 권리와 사회의 안전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며, 취약계층들에 대한 지원은 그들의 생존과 존엄한 삶을 위한 권리이자 사회구성원의 안전을 위한 권리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조금만 참으면 코로나 19 상황이 종식될 거라는 기대들이 무색하게도, 코로나 191년 가까이 지속되며 일상이 되었다. 최근 희망적인 백신의 개발 소식도 이어지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백신의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코로나 19의 일상이 계속되리라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감염병을 비롯한 초국가적 재난이 언제 어디서 반복될지 모른다. 반복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누구나 위기에서도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바탕으로 방역을 위한 조치들을 지속가능하도록 재설계하고, 취약계층들에게 보편적으로 보장되는 사회안전망과 사회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들이 시작되어야 할 때이다

 

위 글은 국가인권위원회 블로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