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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 [현장스케치] 1인 가구의 주거, 그리고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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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1 작성일22-06-07 14:42 조회9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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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2022년 5월 30일(월) 오후 3시, 재단법인 동천과 사단법인 나눔과미래가 공동 주최한 ‘1인 가구의 주거, 그리고 공동체’ 주거포럼이 있었습니다. 낙원악기 상가 청어람 홀에서 진행된 본 포럼은 유튜브 플랫폼으로 실시간 송출되어 온/오프라인으로 많은 분이 활발히 참여해 주셨습니다. 포럼은 동천 강용현 이사장과 나눔과미래 송경용 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발제와 지정토론의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재단법인 동천의 김윤진 변호사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하였습니다.

2. 발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안현찬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2021 서울시 1인 가구 실태조사’의 주요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체 주택의 수요와 발전 방향에 관해 논의하였습니다. 안 연구위원은 서울시 1인 가구의 응답에 나타난  높은 단독생활 만족도와 과거 1인 가구를 취약계층으로 바라보던 시선의 변화 등은 1인 가구의 보편화로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다인 가구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열악하여 지원이 절실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특히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비율이 가장 높으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합 공공임대 등의 주류적 공공주택 사업 방식으로 공동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1인 가구는 선택적 교류와 사생활 보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입주자 전체가 가벼운 친밀감과 생활 협력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돕는 주거 모델이 필요함을 주장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송주민 나눔과미래 지역자산화 팀장은 “포스트 코로나, 1인 가구 셰어형 주거 공간의 현황과 탐색 전망”을 주제로 발제하였습니다. 송주민 팀장은 ‘집합 금지’로 표상되는 코로나19 비대면 추세는 ‘공유’와 ‘집합성’ 개념에 기초한 셰어형 공간의 기획과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셰어형 사회주택 운영기관의 공동체 주택을 조사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조사 결과, 코로나 이후 공간 공유에 대한 두려움과 필요성이 동시에 포착되는 양면성이 두드러진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안전한 소규모 접촉을 통해 일상적 고립을 완화할 수 있는 공용공간의 매력을 홍보하면서도, 개인 공간의 분리성이 강조된 셰어형 공간 및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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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정토론 

발제 이후 지정토론으로 참여한 박민규 아이부키 커뮤니티지원팀장은 호텔 리모델링 형 사회주택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주택문화를 만들기 위한 세 가지 핵심 가치에 관해 발표하였습니다. 첫 번째 핵심 가치인 ‘커뮤니티 콘텐츠 실험’으로는 시설 및 공유공간의 보수, 앱 서비스를 이용한 설문 및 캠페인 진행, 시즌별 소모임 기획을 꼽았습니다. 다음 ‘취향 공동체 소모임’으로는 20대 입주자 취향을 중심으로 한 다양하고 가벼운 생활 밀착형 모임들을 소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느슨한 연대로서의 자치회’로 사설 청소업체를 대체한 주택 자치 화이트닝팀, 중고 거래를 활성화하는 생활가게팀 등 수익을 창출하고 분배하는 성공적인 자치회의 모습을 공유하였습니다. 나아가 설문조사를 통해 입주자들이 생활의 공유/비용/안전/디자인/편의성 등을 주거 만족의 이유로 선택하였음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시도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은 공동체 지향 주택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셰어형 주택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시 이사장은 셰어형 주택이 청년들의 높은 주거비와 고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되어 이행기 과정에서의 임시적 주거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셰어형 주택은 주방 및 거실 공간을 중심으로 한 자연스러운 접촉을 통해 1인 가구의 고립과 정보교환 등의 문제를 다소 해결할 수 있으나, 안정적 주거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1) 공적 문제해결의 장과 공동체 프로그램의 분리 2) 개인의 필요를 충족하는 공간구성과 인프라 마련 3) 차별과 성범죄 등을 완화할 수 있는 평등문화교육의 진행 등의 제언을 더했습니다.

곽충근 관악공동행동 사무처장은 고시원이 밀집된 관악구 대학동에서의 연구를 바탕으로 중장년 남성 1인 가구의 주거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했습니다. 이들이 타 세대에 비해 크게 느끼는 사회적 고립도는 중장년 세대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 실제 개인의 삶과의 괴리, 실패와 좌절에 따른 떠밀림, 건강 문제 등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는 중장년 1인 가구의 문제는 일상생활, 사회적 고립, 주거, 일자리, 건강 등 다층적이고 중첩적이므로 중장년 세대가 마주한 현실에 기반하여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청년과 노인에 집중된 1인 가구 공급에서 나아가, 중장년 1인 가구가 밀집한 지역에서 고시원 등 비주택을 활용한 사회주택, 공공주택의 모델을 만들어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중장년 가구가 필요한 다양한 사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의 조성과 사회서비스 거점 마련이 시급하다고도 지적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윤진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공동체 주거 관련 법제의 현황 및 필요’를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김윤진 변호사는 ‘공동체 주거’, ‘사회주택’, ‘공동체 주택’, ‘공유주택’ 등의 용어가 편재하여 통일된 정의 없이 사용되며, 이에 관한 내용이 주택법과 주거기본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몇몇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함에 따라 법적 토대가 마련되고 있지만, ‘입주자 간 공동 관심사를 상시로 해결하여 공동체 활동을 생활화하는 주택’이라 정의되는 ‘공동체주택’이나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경제 주체에 의해 공급되는 주택’이라 정의되는 ‘사회주택’ 이외에도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주거 형태들을 지원하는 법 제도의 형성이 긴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4. 나가며

이번 주거포럼은 1인 가구가 직면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공유하고, 공동체 주거를 통한 실효적인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수도권 인구 집중화에 따른 높은 주거비 부담, 팬데믹 이후 일상화된 거리두기에서 비롯하는 고립의 문제 등 현시대의 고민을 담은 이번 포럼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청년세대로서 평소 마음속으로만 품고 있던 주거에 관한 고민을 논의의 장에서 마주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금일 포럼에서 제기된 논점들이 정책 및 제도적 차원에서도 숙의를 거쳐 1인 가구의 복지를 고려한 주거형태 및 제도의 확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오관준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