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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 [이달의 인터뷰] bkl 공익활동위원회 장애인팀 조원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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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1-09-27 00:00 조회3,0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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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인터뷰 – bkl 공익활동위원회 장애인팀 조원희 변호사
 

8 31일 열렸던 ‘장애인권리협약의 실효적 이행을 위한 장애인 정보접근권 이행 강화’ 국제 컨퍼런스에서 bkl 공익활동위원회 장애인팀 조원희 변호사의 장애인 정보접근권 관련 한국 법제 동향’ 발표가 있었습니다이달의 인터뷰에서 조원희 변호사님을 직접 찾아 뵙고 공익활동위원회 장애인팀의 활동과 장애인 인권 문제와 관련된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과 서류들이 가득 쌓여있는 사무실에 정의와 자유는 대가 없이 얻어지지 않는다!!!”, “장애인 차별 없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등의 쪽지들이 곳곳에 붙여져 있어 변호사님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장애인팀 활동과 관련된 질문을 하기 전에 어떤 계기로 변호사를 하게 되셨는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대학 전공은 역사학이었습니다대학 다니면서 고민이 많았는데취업도 해보고 하면서 든 생각은 자유로우면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변호사라는 직업을 택하게 된 것 같아요사회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하나는 대학생 때 운동을 하면서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고다른 하나는 종교적인 믿음이 있어서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지요이런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공익활동위원회 활동도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로널드 맥컬럼 위원장처럼 특별히 장애를 가진 것이 아닌데 어떻게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궁금해졌습니다공익활동위원회에서 특별히 장애인팀을 맡고 계신 이유나 계기가 있었을까요?


 

사법연수원 시절인터넷이 막 보급되던 때에요동기들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공부방 같은걸 만들었었어요장애인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분들에 대한 생각이 이어진 것 같아요본인이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교육 봉사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몸은 불편하지만 남을 돕는 것에 적극적인 모습에 감명 받았습니다또 당시 장애인 관련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회원수가 몇 천명을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어요그러면서 동기들과 장애인차별금지법 같은걸 만들어 보자 하게 되었고그게 지금 장차법의 시작이었죠.”


장애인 정보접근권 국제 컨퍼런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리서치를 통해 안 것이지만비장애인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부분에서 장애인들의 권리가 침해 받고 있었습니다기술발전이 장애인들의 삶의 독립성을 한층 높여줄 것이라 생각했는데인터넷뱅킹이나 공인인증서인터넷 쇼핑 등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요?


장애인 차별금지법에서 다루는 정보접근권은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방송 접근권통신 접근권웹 접근권이 있는데여기서 웹 접근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요즘은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정보 접근 측면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이 있습니다장애인의 정보 접근권 향상을 위해 정부에서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입니다또 편의 제공의 문제로 보느냐 차별의 문제로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이것을 단순 편의제공의 문제로 보면법적으로 웹사이트들이 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없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아직 많은 부분에 있어 장애인들이 정보기술의 혜택을 못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법이 강제력이 없는 것이 문제일 수도 있고사람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할 것 같은데 앞으로는 장애인 인권문제에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법원의 판결도 많이 만들어지고또 인식도 바뀌어야 하겠지요예를 들어 미국 유통업체인 타겟(Target) 사례의 경우 매우 흥미롭습니다.장애인들이 이 유통업체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였고 이것이 차별의 문제로 판결 나서 막대한 돈을 지급해야 했습니다이 판결로 인해 웹 접근권에 대한 이슈가 확산되었고 권리 향상을 위해 장애인 단체와 회사가 협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사회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인식 전환도 필요할 것입니다.”


얼마 전 스티비 원더가 공개적으로 스티브 잡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애플 제품의 음성지원 기능 등을 통해 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첨단 기기들을 이용할 수 있고 자신도 음악 활동을 하는데 더 편리해 졌다고요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 매우 소극적인 것 같습니다외국의 이런 환경이 부럽기도 해요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환경도 변화할 수 있을까요?


두 가지 사례가 있어요제가 아는 한 청각 장애인분은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는데학교의 지원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수업시간뿐 아니라 저녁 모임 시간에도 속기 도우미를 배치해서 사람들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해요이 분은 학업을 마치고 자신이 받은 것들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고자 한국에 들어와 벤처기업을 설립하였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다른 시각 장애인 한 분은 조지 타운 로스쿨에서 공부하는데항상 도우미가 배치되고 학교 수업내용이나 과제 등은 모두 음성파일로 전환되어 공부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합니다사회가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이를 통해 장애인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또 다른 사람을 도와 줄 수 있고이들 스스로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우리나라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겠지요.”


공익활동위원회 장애인팀으로 활동하시면서 어려운 일은 없었나요로펌 내에서 활동하다 보면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법률 자문을 해주는 회사에 어떤 장애인 차별과 관련된 개선 요구를 해야 하는 등의 사례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당연히 conflict가 발생할 수 밖에 없어요그래서 입법 활동 지원연구 등에 집중하고 장애인 인권 문제와 관련된 법률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법률 해석과 적용과 관련된 연구법률분야에서의 장애인 인권과 관련된 입법 활동공익 소송 등이 장애인팀의 기본 활동 방향입니다.”


법조인으로서 가진 능력과 힘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변호사님의 열정이 느껴졌습니다장애인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가 앞으로 관심 가져야 할 문제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근 이슈는 탈시설화입니다장애인들이 머물고 있는 시설을 벗어나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즉 단순히 복지의 대상이었던 장애인이 인권의 객체로 인식 될 수 있게 전환을 요구하는 것입니다사실 개인적으로는 탈시설화에 대한 우려와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그러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한 시각장애인의 TED 강연을 본적이 있습니다그 분은 시각장애인들이 운전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어요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 시각장애인이 운전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될 것 같잖아요그렇지만 이런 기술 개발이나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팔과 다리가 모두 없는 호주의 한 장애인이 운전을 할 수 있게 된 사례도 접했고 제가 갖고 있던 편견을 깰 수 있었습니다우리의 기준에서만 장애인을 판단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불편함을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훨씬 더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앞으로 법률 분야에서 변호사들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텐데 변호사들의 프로보노 활동 확대를 위한 한마디를 부탁 드렸습니다.


사회의 다양한 부분에서 법조인들의 역할이 필요합니다당장 눈앞에 있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멀리 보는 시각으로 공익활동을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로펌에서의 공익활동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겠지만 각자 작게라도 시간을 투자하여 공익활동을 하게 된다면 사회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자체가 의미가 있다.’라는 말도 있잖아요인생을 뜻 깊게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조원희 변호사님께서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저희에게 공익활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되물으셨습니다각자의 재능과 시간을 조금씩이라도 좋은 일에 쓰려면 항상 그들을 내 옆에 두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변호사님의 말씀을 마음 속에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 4기 인턴 백새봄(), 이동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