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외국인 전문사법통역 아카데미’ 5주차의 교육이 끝나고 > 공익법률지원활동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활동

공익법률지원활동

동천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과 협력하여 난민, 이주외국인, 사회적경제, 장애인, 북한/탈북민, 여성/청소년, 복지 등 7개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가 인권침해 및 차별을 받는 경우와 공익인권 단체의 운영에 있어 법률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공익소송 및 자문을 포함한 법률지원, 정책·법 제도 개선 및 연구, 입법지원 활동 등 체계적인 공익법률지원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주외국인 | [현장스케치] ‘외국인 전문사법통역 아카데미’ 5주차의 교육이 끝나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3-10-31 00:00 조회3,261회

본문


지난 105일 이주민방송 MNTV2013년 서울특별시 인권보호 및 증진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한 외국인 전문사법통역 아카데미5주 간의 긴 교육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30여 명의 수강생 분들은 정말 기쁨 가득한 얼굴이었습니다. 5주 간 매주 토요일 마다 새벽에 대구에서 올라와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 분, 주말이어서 애기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어렵게 수업에 참여하였던 수강생 분들. 그럼에도 30여 명의 수강생 분들이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업을 참여하였던 열정에 정말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외국인 전문사법통역 아카데미는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결혼 이민자를 대상으로 하여 사법통역인을 양성하기 위해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증가함에 따라서 법원이나 검찰, 경찰 등 사법기관 및 각종 공공기관에서 외국어 통역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아직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통역인 운영 및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 이에 따라 통역의 필요가 생기면 그때 그때마다 지인 또는 전문적인 교육을 거치지 않은 통역인을 섭외하여 그 통역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통역 및 번역의 오류로 당사자의 진술이 잘못 표현 또는 표기되어 사건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통역 및 번역이 정확하게 이루어졌는지 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MNTV가 본 사업을 시작하였고, 이미 난민 통역인 교육 및 운영사업(CITP, 담당-김슬기 사업팀장)을 진행하고 있는 동천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위 사업에 협력하였습니다.

    

외국인 전문사법통역 아카데미의 교육과정은 크게 네 가지- 1) 통역기술에 관한 교육 및 실습, 2) 통역인의 윤리문제, 3) 한국사법제도 전반 및 각 소송절차의 개관 4) 사법통역의 연습에 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중 동천은 주로 3)4)의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데 협력하였습니다.  

9/28

한국 사법제도 개요 및 절차 -법무법인(유한) 한창완 변호사

9/28

가족법과 가사 재판 절차 및 사례 -아시아의 창 이은혜 변호사

10/4

법정 방청 및 법관과의 대화

10/5

행정소송절차 및 사례 -이주민단체 친구 고지운 변호사

10/5

형사소송 절차 및 사례 -법률사무소 이민 이민정 변호사

10/5

통역 연습 증인신문내용 통역 연습



이주외국인 관련한 사건을 진행한 경험이 많고
, 또 현재 이주외국인 지원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님들이 이 2주 동안의 법률강의를 맡아서 진행하였습니다. 변호사님들은 열심히 강의를 준비하였고, 예를 들어가며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였습니다. 수강생 분들 중에는 이미 법원 등 사법기관에서 통역인으로 출석하여 통역을 한 분들도 종종 있어서 직접 경험한 바를 기초로 열심히 강의를 듣고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들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변호사님들의 강의가 참 좋았는지, 많은 수강생 분들이 법률강의를 더 길게 듣고 싶어하며 아쉬워하였습니다 J 변호사님들과 이 통역인 분들과의 인연도 계속 되기를 기대하면서, 저도 이를 위해서 코디네이팅을 성실히 해야겠습니다.

    

104일에는 이 수강생 분들과 함께 행정법원을 방문하여 행정법원에서 진행되는 재판을 방청하고, 법원 방청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난민전담재판부의 판사님과 면담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수강생 분들은 그 동안 법정에서 통역을 하면서 재판 진행과 관련해서 궁금했던 것들을 적극적으로 질문하였고, 이에 대해 판사님은 성실하게 하나하나 답변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판사님은 수강생 분들에게 많은 사건이 법정에서 드러난 사실을 기초로 판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인이 당사자인 사건은 결국 당사자의 진술 내용이 어떠한지를 통역인의 통역에 거의 의존하게 되어, 통역인의 역할과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는데, 통역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게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105, 원래는 모의재판을 구상하였지만 모의재판을 준비하기에 시간이 부족하여, 동천에서 진행했던 사건을 재구성하여 증인신문과정을 통역하는 연습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 간략히 사건 설명을 하며 시작하였고, 변호인인 저의 한국말로 된 질문을 듣고 외국인으로 설정한 증인에게 증인의 본국어로 통역하여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짧지 않은 질문 내용을 본국어로 통역해야 하는 상황에 모두 약간 긴장한 듯 수줍게 앞으로 나오셨지만, 또박또박 천천히 증인에게 전달하였고, 통역 중에 신문 내용이 불명확하면 임의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신문 내용을 말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정확한 통역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제가 본국어를 할 줄 몰라서 정말 정확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길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외국인 전문사법통역 아카데미의 처음 기획 당시부터의 MNTV의 구상과 고민들을 들으면서, 그리고 실제 5주 간 교육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사법절차에서 통역인 풀이 잘 운영되고 관리되어야 할 필요성, 그리고 정확한 통역의 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교육은 매우 의미가 있고, 그 출발점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적극적인 수강생 분들을 보면서 미래(또는 현재의) 통역인으로서의 전문성과 자신감, 그리고 책임감을 매 순간 순간마다 느낄 수 있었는데, 정말 이러한 교육을 통한 통역인의 양성은 수강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결혼이민자가 한국 사회에서 정착하고 자립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 같다는 기대가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짜고 기획하고 협력하는 우리 단체들이 통역인 수요가 많이 개발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고, 꼭 공인된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통역인의 전문성을 검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