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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 [현장스케치] Invisible to Visible: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난민아동포럼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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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단법인 동천 작성일13-02-13 00:00 조회2,4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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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하지만 햇살이 따사로웠던 지난 2월 6일 오후, 
김다애 간사님, 김미쉘 인턴, 정희화 인턴, 김강 인턴과 저(김아영)는 
국가인권위원회 8층 배움터에서 열린 난민아동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난민아동 포럼은 Save the Children에서 주최한 포럼으로 
한국 거주 난민아동의 생활 실태와 지원방안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1부에서는 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님과 이호택 피난처 대표님께서 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포함해 
난민아동의 생활실태, 난민아동 지원 해외 사례와 지원방안에 대해 발표하셨습니다. 

좀 더 토론회의 성격을 띤 2부에서는 신지원 IOM 이민정책연구원님,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의 홍규호 팀장님, 
세이브더칠드런의 김희경 권리옹호부장님, 난민 부모 대표인 욤비 토나씨, 안산WeStart글로벌 아동센터의 강은이 센터장님이 
난민아동의 처우 개선에 필요한 제도와 정책,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사말을 하고 계신 Anne Mary Campbell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님>


1.
              
난민아동의 생활실태 및 지원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 발표

첫 번째 발표자이셨던 김현미 교수님께서는 난민 아동들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배제되어지는 가에 초점을 맞추셨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 사회에서 배제되는 난민아동들의 현실이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난민아동은 한국에서 출생하여도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고 합니다. 
난민의 실정상 자국 대사관에 출생등록을 하는 것은 어려운 데다가 
한국은 부모의 한국 국적 여부에 따라 자식의 국적이 결정되는 혈통주의에 가까운 국적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출생을 하여도 한국 국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이로 인해 국내 거주 난민아동의 무려 50%가 무국적자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고 안타까웠습니다.

난민아동들은 이외에도 경제시스템, 전자화된 행정시스템을 통해서도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었습니다. 
많은 난민가정에서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NGO에서 지급하는 20만원 정도의 지원비를 제외하고는 
고정수입이 거의 전무하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난민가정은 만성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식비를 줄여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전자화된 행정시스템 또한 의도치 않은 배제를 가져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선진국답게 학교 행정과 관련된 모든 일이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난민가정은 언어장벽과 인증제도로 인한 장벽 때문에 소풍비 등을 은행계좌로 입금하지 못해 
아이가 아프다는 거짓말로 교실 밖 활동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전자화되어 편리해졌다고 생각했던 학교행정시스템이 난민아동들에게는 큰 벽이 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발표자이셨던 이호택 피난처 대표님>

국내거주 난민아동들의 어려운 실상으로 어두웠던 분위기는 
두 번째 발표자이셨던 이호택 대표님의 해외사례와 이를 통한 국내 적용 방안을 보면서 많이 밝아졌습니다. 
여러 사례들 중 스웨덴의 모국어 관련 교육과 뉴질랜드의 난민교육지침서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먼저, 스웨덴의 경우, 모국어의 습득이 아동의 심리적 안정과 스웨덴어 습득에 도움이 된다는 
1968년 한세고드의 연구를 바탕으로 스웨덴 정부는 전 이주민 아동들에게 모국어 교육을 1976년부터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진학하면서 빠른 한국화로 모국에 대해 알고자 하는 욕구가 적고, 
제3세계는 취약하고 가난한 나라라는 편견이 고스란히 전해져 부모를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모국어 교육과 함께 문화 교육이 병행된다면 아동들 자신의 정체성은 물론 
부모의 지위 역시 empower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호택 대표님께서 가장 강조하신 부분은 뉴질랜드의 난민교육지침서입니다. 
이것은 난민아동들이 학교에 오기 전 학교에서 어떻게 환영하는 분위기를 만들 것인지, 
어떠한 준비를 할 것인지 상세히 규정한 핸드북입니다. 

교사와 학생들이 난민이 무엇이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 뉴질랜드에 정착하는지,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학습한다고 합니다. 
난민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자신들이 환영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라고 합니다. 
모국에서의 박해와 한국과의 문화, 언어적 차이로 인해 고통받는 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합니다.


      <15분의 짧은 휴식시간 후 시작된 2부는 각계 전문가들의 발표로 1부의 열기를 이어갔습니다.>


2.               난민 아동 지원방안에 대한 토론회

2부에서는 김희경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님께서 난민아동들은 국내의 아동정책에서도 소외되어 있고 
성인 위주의 현 난민정책에서도 소외된, 이중으로 소외된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김희경 부장님은 이번 포럼의 쟁점이 되었던 출생등록의 문제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셨습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를 비롯한 유엔기구에서 한국에 여러 차례 '부모의 지위나 국적에 상관없이 
출생 시에 즉시 등록하도록 하는 출생등록제도의 마련'을 골자로 하는 내용을 권고했으나 
한국 정보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한국은 난민국적에 따라 체류허가, 외국인 등록을 하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씀하시자 
청중들로부터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출생등록은 한 사람이 부모가 누구이며,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느냐를 따지는 영구적이고 공식적인 기록으로 
체류허가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러한 공적 출생등록은 그 자체가 권리이며 '한 사람의 존재 요건에 대한 법적 증거'입니다. 
출생등록이 되지 않은 무국적자 아동들은 취학통지서를 받지 못하거나 
건강 및 사회보장서비스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김희경 부장님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방안으로 독일의 보충적 출생지주의 
(아이의 국적을 결정하는 요소가 부모의 국적뿐만 아니라 출생지도 해당되는 방법으로 
독일에서 태어난 아이 당사자 혹은 한쪽 부모가 8년 이상 독일에 거주하는 등의 특정 조건에 충족되면 독일 국적을 주는 방식) 
와 같은 제도적 대안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며 시급한 과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난민아동들과의 경험을 공유하고 계신 안산WeStart글로벌아동센터 강은이 센터장님>


다음 토론자는 “내 이름은 욤비”의 공동 저자이신 욤비 토나씨였습니다. 
콩고 난민인 욤비씨는 한국 난민의 실상을 감옥 수감자들과 비교하며 
집 없고, 돈 없고, 일자리도 없는 난민들은 수감자들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국에 도착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난민인정자격을 받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욤비씨를 본 아이들은 
아빠가 무슨 죄를 지었냐고 물어보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난민 인정을 받았지만, 그 후에도 사람들의 시선과 외국 아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학교 시스템으로 아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낯선 음식과 한국 아이들의 차가운 시선, 선생님과 말도 통하지 않는 답답한 상황에서 아이가 겪어야 했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마지막에 진행된 질의 응답 시간에는 일반인들이 난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으로는 피난처, 난센을 비롯한 민간단체들에게 현금후원을 하는 방법과 
난민을 포함한 이주아동의 권리보장법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3시간에 걸친 포럼은, 난민들에 대해 우리는 이민관리국, 경찰관의 시선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거주민으로서 환대해야 한다는 김희경 부장님의 말씀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난민에 대해 무지했던 저에게 많은 정보와 고민을 안겨준 이번 포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Ralph Ellison의 소설 Invisible Man의 유명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I am invisible, understand, simply because people refuse to see me. Like the bodiless heads you see sometimes in circus sideshows, it is as though I have been surrounded by mirrors of hard, distorting glass. When they approach me they see only my surroundings, themselves or figments of their imaginations, indeed, everything and anything except me.”

이번 포럼을 통해 난민아동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이 외면되지 않고 ‘visible’해지는 날에 한 발짝 더 다가갔기를 소망합니다.

Photo credit to Michelle Kim
7기 인턴 김아영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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